20대 후반이던 어느 가을,
난 버스 정류장에 서 있었다.
그런데 신발 주머니를 든 한 여자 아이가 내게 다가와 물었다.
"지금 몇시야??"
암만 커도 초등학교 2, 3학년으로 보이는 어린 아이.
난 살짝 당황스러웠고,
하지만 침착함과 웃음을 잃지 않으며 시간을 알려 주었다.
그러자 그 아이, 감사함을 표할 줄 아는 아이였다.
나에게 수줍은 미소를 지으며,
"고마워."
했다.
난 그 순간, 어떤 표정을 지어야 하는지 잠시 고민을 했다.
침착함을 잃지 않으려 했지만 그 순간엔 정말 웃음이 나지 않았고,
버스 정류장에 있는 수많은 사람들 중에
혹시 이 광경을 본 사람이 있을까 괜스레 신경이 쓰였기 때문이었다.
몇 시냐는 아이의 질문이,
"너 몇 살이야??"
하고 묻는 것 같은 기분이었으니까...;;
타야 할 버스가 오래도록 오지 않아 기다리고 있는데,
문득 그 때 그 일이 떠올랐다.
왜냐하면...
내 옆에 초등학생이 신발 주머니를 들고 서있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