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상 앞에 앉아 정리를 하고 있는데
오마니가 귀여운 상자 하나를 갖고 오셨다.
"아부지 서랍 깊숙한 곳에 이게 있네?!"
아부지가 좋아하셨던 것 중에 하나...
선물 속에 이게 없으면 무척이나 서운해 하셨던 것...
"몽실아, 왜 이번엔 편지 안썼어??
아빠가 몽실이 말 안들어서 그래?!
아빠는 몽실이 편지가 좋은데......"
아부지 생신, 결혼 기념일, 어버이날...
선물과 함께 편지를 항상 썼었는데
변치않는 모습에 심통이 나서 편지를 쓰지 않았던 날
아부지께서 그런 말씀을 하셨었다.
그 후로 오랫동안 쓰지 않았던 편지...
3년 전 쯤 마지막으로 썼던 것 같은데
20년이 넘도록 내가 전했던 편지들이
그 상자 안에 차곡차곡 담겨 있었다.
손수 만들었던 카드도 있고...
감동 받았다며 이 사람 저 사람에게 자랑했던 편지까지
그 상자 안에 있었다.
아부지가 남기신 것,
모두 소중한 것인데
이것이 추억, 좋지만은 않은 건
곁에 아부지가 계시지 않아서일까...
그 상자 안 편지를 차마 펴볼 수 없는 이유...
아마 그래서 그럴꺼야...
아마도...그럴꺼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