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환한 낮이나 아주 컴컴한 밤...
나 홀로 밖에 나갔을 때 몽실이는 약간 겁을 먹는다.
왜냐하면...
눈이 잘 안보이기에...
맨 눈으론 책을 볼 수 없고, 책을 보거나 시험을 봐야 할 때에는 돋보기의 힘을 빌려야 한다.
눈이 아프기도 하고 불편해..
가끔 몸도 많이 안좋고 마음이 많이 힘들때는...
잘 볼 수 없는 현실이 눈물의 원인이 되기도 해..
얼마 전 아는 오빠들을 만났어.
둘 다 프로그래밍을 잘 하는 분들이라 그 중 한 오빠한테 프로그래밍 하려면 어떤 언어,
무엇부터 시작하는 게 좋냐고 물었어.
그러자 그 오빠가 말했다.
눈 보이냐, 장애인들은 예체능으로 성공한다, 넌 일반적인 길로 성공할 수 없다, 프로그래밍 하지 마라...
몽실이는 그저 웃었다.
그냥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구나 했기에...
다다음날 오마니와 대화를 나눌 시간이 있었다. 그저께 있었던 얘기를 오마니께 해 드렸다.
아는 오빠들을 만났고,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눴고, 그리고 장애인 어쩌구...
장애인이란 단어를 입에 올렸는데 괜시리 눈물이 핑 돌았다.
직접 들었을 땐 괜찮았는데 그 땐 왜 그랬을까...
눈에 대해 한가지 장애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을 했다.
하지만 조금 불편할 뿐이라 생각했다.
그 오빠의 말 그리고 그 말로 인해 난 그저 불편할 뿐이라고 생각하는 순간..
수 많은 장애인들이 TV에서 했던 말이 떠올랐다.
우린 그저 불편할 뿐이다. 사람들의 시선이 우리를 장애인으로 만들 뿐이다.
이번에 그 말의 뜻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