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살 때..
몽실이는 지하철에서 내려 버스를 타고 집에 오는 하교길을 다녔다.
그 때..
버스 제일 뒤 왼쪽 끝 자리는 몽실이의 지정석이었다.
몽실이가 집에 오는 시간에는 사람들이 많이 다니지 않는 시간이라 항상 자리가 비어 있었다.
그 자리가 좋았던 이유가 뭘까??
역에서 몽실이가 살고 있는 아파트 단지로 가려면 다리 하나를 지나야 하는데..
그 밑으로 '안양천'이 흐르고 있다.
사실 그 당시에는 공원이 조성되기 전이라 물이 흐르는 모습을 보기도 어려울 만큼..
조경이 좋지 않았다.
그런데 다리 밑이 아닌 다리 주변으로 산책로가 만들어져 있었는데..
그 곳은 나무로 둘러싸여 있었다.
봄이면 벚꽃이 만발해 있었고,
가을이면 단풍 나무들로 가득했다.
차들이 별로 다니지 않는 시간..
30초 남짓의 그 풍경을 배경삼아..
창문 밖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맞으며 달릴 때 그 기분은 정말 최고였다.
몽실이에겐 그 때 그 기억은 아직도 눈 앞에 선하다.
그 풍경에 빠져 있다가 내려야 할 곳을 지나칠 뻔 하기도 하구..
그래서 서두르다가 지갑도 잃어 버린적도 두번이나 있다..ㅎㅎ
그 버스는 아니지만 오랜만에 버스 가장 뒤 왼쪽 끝 자리에 앉으니 그 때 생각이 났다.
이제..
그 때 그 버스는 버스 노선이 바뀌어서 몽실이가 좋아하던 그 코스를 지나지 않는다.
마을 버스는 아니지만..
버스의 총 운행 시간이 40분 남짓이었던 그 버스..
그 때는 그 버스를 마을 버스도 아니고 몽실이 집 자가용인양 기분내며 탔던 기억..ㅎㅎ
그것도 집 앞 정류장에 서는 유일한 버스였기에 가능했던 일..ㅎㅎ
힘들었던 15년 전이지만 그 때가 새록새록 그리운 오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