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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9.11   22년전 몽실이의 흔적...
2011.10.27   나는 당신이 괜찮다면..다 괜찮습니다...


22년전 몽실이의 흔적...
몽실이의 일기장 | 2012. 9. 11. 21:11

처음 이사왔을 땐 텅 비어있던 집안 구석구석이...


먼지 뿐만 아니라 수많은 물건들로 빼곡히 채워진지 오래~


그 중에서도..


가장 좁은 공간이지만, 잡동사니로 복잡한 곳이 다용도실이다.


이사온지 17년만에 오마니께서는 그 곳을 뒤집어(?) 놓으시기로 하셨다.



시장에서 받아온 일회용 비닐봉투는 다시 가게에 갖다 주시려고 정리해 놓으시구..


지금은 쓰지 않지만 언젠가는 쓸(?) 물건들도 정리해 놓아두시구..


버릴건 버리구..


그렇게 그 조그만한 곳을 정리하는 데에도 세시간은 족히 걸리는 것 같았다.


그런데 그 곳에서 발견한 추억의 물건이 있었으니...





몽실이가 유치원 다닐 때 식판 받침대로 만들었던 요 녀석!!





오마니께서 몽실이꺼랑 오빠꺼랑 소중히 간직하고 계셨던 모양이다.


물론 누렇게 변색됐지만..ㅎㅎ


그 때에는 주사를 놓아주는 간호사 언니가 멋있고 예뻐 보여서


대부분의 여자 아이들의 꿈은 간호사였던 시절~ㅎㅎ


몽실이도..


"나는 간호사가 되고 싶어요."


라고 써놨네..ㅎㅎ


그 시절엔 글씨도 삐뚤삐둘하구..ㅎㅎ





22년전 몽실이의 흔적..


그 때의 기억이 나서 또 어린 시절의 추억 때문인지 미소가 지어지기도 하구..


아련하기도 하구..


좋으면서도 맘 한켠이 따뜻해 지는 것이 이상했다.


그래도 좋은 느낌이 더 크니까..ㅎㅎ


잠시 잠깐 기억속에서라도 22년전 몽실이로 돌아가게 해줘서 고마워~^^


몽실이가 만든 작품(?) 오랜 시간 간직해주신 오마니 고맙습니다~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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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당신이 괜찮다면..다 괜찮습니다...
몽실이의 일기장 | 2011. 10. 27. 20:51

"몽실아......"

방에서 책을 보고 있는데 오마니께서 문을 두드리시며 들어오신다.

"왜??"

아침에 오빠랑 통화를 했는데 한시간이 넘도록 전화기도 꺼져있고 연락이 안된다며

걱정이 된다는 말씀을 하셨다.

몽실이 : "뭐 하고 있어서 꺼놨겠지!!"

오마니 : "아니야...엄마가 울컥한 일이 있어서 아침에 조금은 울먹이는 목소리로 통화 했거든."

얘기는 이랬다.




오빠는 지금 취업 준비중이다.

올 초 대학원을 졸업한 오빠..

워낙 취업문이 좁은 지금..오빠는 고군분투 하고 있다. 

그걸 알기에 오마니도 자취 생활 중인 오빠를 대할 때 항상 조심스러워 하셨다. 

그런데 오늘 아침엔 아버지의 건강과 집안 사정을 생각하시다 보니 조금은 울컥하셨다고 한다.

오빠에게 '남자는 강해야 한다'는 그 말 한마디 했을 뿐인데 울먹이는 목소리가 났었다고...

그런데 그 날 오후부터 오빠와 연락이 안되니까 그 일과 맞물려 걱정이 되신다는 것이었다.

아침에 통화하는 날이면 그 날 약속이 있을 땐 미리 말하는 오빠였다고...

오마니는 오빠 친구 중에 스스로 생을 마감했던 사람도 떠오른다며 무척이나 걱정어린 말씀을 하셨다.

오마니는 아버지를 간호해야 하는 입장이셨기 때문에 

몽실이가 한번 오빠 자취방에 가보기를 원하시는 것 같았다.

 그리하여 몽실이는 오빠의 집으로 향했고...

아무리 문을 두들겨도 나오는 이는 없고, 뒤돌아 창가 쪽으로 가보아도 불은 꺼져 있었다.

어떠한 소득없이 집으로 오는 길...몽실이는 계속해서 오빠의 꺼져있는 폰에 전화를 걸었다.

그리고 집에 거의 다 왔을 때 드디어 벨이 울렸다.

따르릉~

몽실이 : "전화기 꺼놨었어??"

오빠 : "면접보느라고."

몽실이 : "그렇구나. 난 집앞이야."

오빠 : "알았어."

뚝!!

 어색한 몽실이 남매의 짧은 대화..

하지만 몽실이 입가엔 옅은 미소가 번졌다.

오마니 맞지?! 오빠 어딘가에 참석해서 꺼놨을 거라고!!!ㅎㅎ

자식들에게 항상 미안해 하시는 오마니는 걱정이 앞설 때가 많으시다. 

그래도 별 일 없으니 휴~!!

그리고 머리에 떠오른 생각...


사람들은 잘 보이고 싶은 누군가에겐 내가 그를 위해 했던 모든 일들을 다 나열한다. 


이걸 했고, 저걸 했고...

하지만 내가 진정 걱정하고 생각하는 사람에겐 아무런 말을 하지 않는다.

그 사람이 괜찮은 걸 알았다면, 내가 걱정했던 시간도 내가 취한 행동도, 소비한 시간도..

다 아무 상관 없으니까..

그냥 그 사람이 괜찮다면 그걸로 된거니까..괜찮으니까..좋으니까...



몽실이는 오빠에게 몽실이가 오빠를 걱정하며 한 일들 말하지 않았다. 

물론 오마니를 통해 알게 되겠지만...

하지만 몽실이 맘은 그거였다.

오빠에게 별일 없어서 다행이다. 이 일 때문에 더 부담갖지 않았으면 좋겠다.

오빠가 잘됐으면 좋겠다. 행복했으면 좋겠다...

이런 생각 뿐...

 
지금 생각해 보니 몽실이가 조금은 안심하며 집으로 돌아올 수 있었던 건..

집 뒷편으로 가서 칭가를 향해 오빠를 불렀을 때 나타난 장생이 때문이었다.

몽실이를 알아보는 듯 '야옹야옹' 하다가 졸린지 하품도 했다가..

주인 별일 없다며 안심시켜 주듯 보이는 그 모습 때문에..ㅎㅎ

"장생이 안녕~."

손 흔들며 집에 가는 몽실이를 길 모퉁이 돌 때까지 지켜보던 장생이가 오래도록 기억에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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