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만 마시면 내가 생각난다고 전화하는 친구가 있다.
밤에 2~3시간 통화는 기본, 새벽 6시까지 통화한 적도 있는 친구...
누군가에게 털어놓고 싶은 고민이 있으면 전화하는 친구가 있다.
다른 약속이 있어도 연락이 오면 바로 달려나가 위로 해주고픈 친구...
누군가가 정신이 없어도 날 생각해 떠올려 주고 고민있을 때 찾아준다는 거..
내가 도움을 줄 수 있다는건 정말 기분좋은 일이다.
그래서 난 항상 행복했다. 내가 누군가에게 도움되는 존재일 수 있어서 좋았으니까...
그런데 잠시잠깐 허한 느낌을 받은 적이 있었다.
맛있는 거 먹으러 가고, 놀러가고, 친구들 모임이 있을 때는 연락을 잘 안한다는거...
섭섭함일지 모르겠지만 조금은 마음이 텅 빈 느낌이었다.
어쩌면 내가 그 친구들한테...내가 가장 편하고 좋은 친구이길 바랬는지 모른다.
힘들때만 필요할 때만이 아니라 기분좋을 때도 함께할 수 있는 친구...
하지만 그건 나의 기대고 바램이었겠지?!!
누군가의 결혼 소식이나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결혼식은 못가더라도 장례식장은 꼭 찾아가는 나!!
오마니께서 기쁜 일보다 힘들 때 도움 주는게 좋다는 말을 자주 하셨다.
그런 면이 느껴지는 걸까?!!
날 잘 알지 못하는 친구들도 사람들과 어울릴때보다...
개인적인 연락으로 고민을 털어놓을 때 나를 더 많이 찾는다.
암튼...
힘들 땐 나를 제일 먼저 찾아도, 기분 좋을 땐 그냥 잊어버리는 건지..
내가 그 친구들한텐 그 정도의 친구였나보다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조금은 나를 이용만 하는 듯한 기분을 잠시 잠깐 느꼈다..바보같이..^^;;
그런데 내 생각을 고친 건...
그 친구가 전화를 하고..또 다른 친구가 만나자고 했을 때..
내가 무언가를 바라고 시작했던 일도 아니고,
친구가 힘들 때 들어주고 도와준다는 게 좋아서 한 일인데...
내가 그런 것에서 속상해 한다면 의도 없었던 내 모습이 새까만 의도로 가득차 버리는 것 같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그래서 더 마음을 비웠다.
바라지 않고 주는 거...
욕심 부리지 않는거...
그게 내 모습이고 내 마음도 편하고 나에게 가장 잘 어울리니까 더 그렇게 살자고 마음먹었다...
이래서 내가 갈수록 더 쿨해지고, 더 행복해 지는 것 같다.
손에 쥐려고 하기보단 펴고 사니까...ㅎㅎ